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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르포] “‘밍글라바’ 미소가 아름다운 미얀마 작은 ‘산끼’마을 축제장을 가다 ”

◈이동우 충청저널 동남아 특파원, 온마을 사람들 함께 즐기는 '신쀼' 축제장 스케치

이영민 | 기사입력 2024/03/17 [23:27]

[기획, 르포] “‘밍글라바’ 미소가 아름다운 미얀마 작은 ‘산끼’마을 축제장을 가다 ”

◈이동우 충청저널 동남아 특파원, 온마을 사람들 함께 즐기는 '신쀼' 축제장 스케치
이영민 | 입력 : 2024/03/17 [23:27]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마을 축제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들이 천사처럼 아름답다 . 사진=이동우 특파원 

 

2모작 추수 끝나고 풍년, 풍어 시즌 흥겨운 마을 잔치

고 방학 시작 학생 어린이도 축제 동참

여성들의 수려한 미모, 미녀의 나라 미얀마 실감

병역 의무가 시행되면서 마을 주민들 고심도 깊어져

 

               사진= 산끼 마을 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 목선 

 

 한국이 지역마다 특색있는 축제를 즐기듯이 미소의 나라 미얀마도 마을마다 전해 내려오는 풍습에 따라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양이다.

 

미얀마 에야와디주 한 작은 산끼마을에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호기심을 가득 안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산끼 마을 주민들이 정성을 다해 마련한 '신쀼'라는 이름으로 치러지는 축제라고 한다.

 

기자가 양곤시에서 승용차로 4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강가 한적한 선착장.

이곳에서 모터 목선을 타고 30분 정도 더 가니까 작은 대나무 선착장이 보이고, 축제가 시작된 듯 흥겨운 음악 소리가 귀를 찢을 만큼 크게 들려 마음을 살짝 들뜨게 했다.

어렵사리 도착한 이곳은 '신쀼'축제가 열리는 작은 마을 '산끼'이다.

85가구 280여명이 살고 있다. 자동차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마을이다.

대다수 주민이 오랜 옛날부터 교통수단인 목선을 이용하여 강을 이동하며 식료품 등 생필품 등 물건을 사서 날르기도 하고 강에서 물고기 등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이 뛰어나 농업과 임업에 종사하는 주민도 많다고 한다.

 

               사진=남여노소 마을 주민들이 모여 축제를 즐기며 음식을 나눠먹고 있다.

 

산끼 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

축제를 위해 임시 마련된 간이 행사장엔 산끼 마을 사람들이 가득 모여있고 오늘 잔치에 먹을 음식을 장만하느라 아낙네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기자에게도 마을 아낙네들의 정성이 가득담긴 생선과 돼지고기 그리고 야채 등 미얀마 전통음식을 한상 차려주어 먹어보니 그야말로 꿀맛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큰 '신쀼' 축제에는 외지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자식들도 모두 참석하는 큰축제이다.

 

                사진= 산끼마을 축제 장면 

 

2모작~3모작을 하는 이 마을은 3월 중순께면 풍년과 산란으로 인해 물고기가 풍어가 되어 모두가 부자가 된다.

더구나 초고생들은 방학으로 3개월 동안 마음의 휴식을 갖을 수 있는 계절이 되어 학생들도 축제에 동참해 즐긴다.

 

해마다 이때 쯤 '신쀼'축제가 열리는데 신쀼 축제는 마을에 큰 잔치이자 행운과 건강을 비는 행사이다.

오늘 이 행사를 주관한 사람은 지소(.52)씨 이다. 처와 아들 둘을 둔 가장으로 아들 둘 모두 이번 '신쀼' 수행자로 참여 시켰다.

올해 풍년으로 마음이 부자가 된 지소씨는 선뜻 이번 행사를 주관 하겠다고 나섰다" 고 말했다.

지소씨는 가족들의 건강과 안위 그리고 행복을 듬뿍 받기 위해 부처님께 음식과 행사 비용을 바쳐 모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틀간 먹고 마시며 노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늘 '신쀼'에 참여하는 화동들과 중.고등학생 그리고 청년들은 부처님의 부름을 받고 불교의식에 따라 불가에 출가하는 형식을 취하고 얼굴에 화장을하고 머리엔 화려한 왕관을 걸치고 마차에 올라타 마을 둘레길을 1시간여 걸으며 그동안 속세에서의 그릇된 마음을 씻고 마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자세로 불교 수행자가 되었다는 진심을 알리고 다시 배를 타고 강에서 신께 수행을 알리는 예식이 1시간 더 연속해서 진행됐다.

 

               

이때 모든 마을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격식에 맞추어 화려한 전통옷과 꽃단장으로 치장하고 아름다운 악세사리 까지 착용하니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마치 전설속의 선녀와도 같아 보였다.

이들은 함께 '신쀼' 수행자를 배웅하고 '신쀼' 주인공들의 가족들을 축하해 준다. 2시간의 순례를 마치고다시 마을 안으로 돌아오는 '신쀼'주인공의 가족들에게 길을 막고 통행료를 받는다.

마치 우리나라의 결혼식 전 함팔이가 신부집의 예단과 봉채를 전달하기 위해 방문한 신랑에게 통행료를 내게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밤이되자 불교사원에서는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삭발식이 단행되고 큰스님의 주관 아래 부처님의 덕목을 선서하고 7~9일간 사원에 머물며 스님과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모든 마을 사람들의 정성과 기도로 이루어진 오늘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가수들과 댄서들의 축하 공연이 펼쳐지고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즐기며 곳곳에서 주민들은 이야기꽃을 피운다.

밤새도록 화려한 음악과 춤이 있음에도 피곤한 줄 모르고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마을사람들은 함께 아침을 먹으며 오늘도 즐거운 행사 준비로 의논이 바쁘다.

 

불교사원의 주제아래 어제부터 스님이 된 '신쀼' 수행자와 가족들은 줄을서서 기다리는 온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준비한 성물과 성금을 받고 성대한 불교예식은 끝이 난다.

 

               사진=이동우 특파원이 마을 주민 대표와 한담을 하고 있다.

 

곧이어 마을 사람들은 흥겨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들이 준비된 가설 연회장으로 발길이 모아지고 자유스럽고 행복한 시간을 즐기게 된다.

 

한편 이 마을 사람들은 즐거운 행사를 만끽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편치 않은 구석도 있다.

 

올해부터 이 나라 법이 바뀌며 젊은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군 징집대상이 되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어야 하는 오늘 행사에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징집 명령으로 모두가 두렵고 불안해 얼굴에 수심이 가득 차 보인다.

 

               사진=축제장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통행료를 받고 있는 모습 

 

우따운 요(.65), 딴우(.53)씨는 "이 마을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징집대상이 된 젊은이들의 부모님들은 마음이 편치않다" ”"앞으로 젊은이들이 군대를 가면 농사와 함께 물고기 잡는 일도 쉽지 않을것"이라고 걱정했다.

 

 

 

특히 이 마을에는 미혼의 젊은 남녀들이 많다고 한다.

아마도 아름다운 자연과 질 좋은 토양과 풍부한 수질의 자연환경으로 먹거리가 풍부한 이곳에서 생활이 편하기 때문이리라.

더구나 깜짝 놀란 것은 남녀 모두 수려한 외모와 깨끗한 피부를 지니고 있어 숨겨진 보석과 같은 마을이라 생각 되었다.

특히 화려한 패션과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는 여성들을 이처럼 외딴 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의아해질 정도였다,

 

마을 주민들은 한국 사람들이 2012년 태풍 (사이클론)피해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이구동성으로 코리아를 칭찬하면서 기자에게도 다가와 친근하게 함께 사진 촬영을 청했다.

오랜 전통을 이어가며 함께 어울리며 건강과 행복을 염원하고 노래와 춤을 즐기는 행사를 취재하며 이곳 '산끼'마을에서의 색다른 경험은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순수한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신끼 마을 축제장을 떠나면서 부디, 젊은 사람들이 군의 징집되는 일이 없도록 빨리 미얀마가 안정이 되기를 기원했다.

 

이상, 미얀마 에야와디주 '산끼' 마을에서 충청저널 동남아 특파원 이동우(idnbook@gmail.com)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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